누군가 말했다. 회사원에게 월급은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공감하지 못했었다. 이제는 이해가 된다.
이대로 회사를 다니게 되면, 월급날 단 하루를 위해 평생을 살아갈 것 같았다.
그 생각이 두려웠다.
일 년이 365일인데 그중 12일 위해 살아간다니...
마치 월급날을 위해 달리는 쳇바퀴 같았다.
월급날을 제외한 나머지 날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했다.
누군가는 이야기했다. '1년은 채웠다고,'
누군가는 이야기했다. '2년은 채워야 하지 않아?'라고,
정답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퇴사를 이야기 한 그날, 무거운 돌덩이를 내려놓는 듯 마음이 탁 트였다.
다들 말한다. '퇴사 후 계획은 했어?', '이직처는 구했어?' 나도 생각은 해봤다.
하지만 정해진 길만 따라가고 싶지 않았다. 급하게 결정하고 싶지 않았다.
타인의 삶의 틀에 갇혀,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봐.
누구나 그렇게 산다고 나도 그래야 하는 건 아니니까.
퇴사 이후, 자유롭다는 해방감과 한편의 불안이 뒤엉켜 내 마음에 자리를 잡았다.
마치 허공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퇴사 이후 사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연인에게 물어봤다. "나 퇴사했는데 괜찮아?"
돌아오는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평생 취업 안 할 거 아니잖아? 괜찮아"
말의 진위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고마웠다. 그리고 안심했다.
어쩌면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타인의 시선이 아닌, 스스로의 안도였을지도 모른다.
그날, "괜찮아"라는 말이 머리에서 맴돌았다.
그동안 일반적인 삶을 위해서, 나와의 대화를 하지 않고 살았다.
물론 놀지도 않고 열심히 공부만 했다는 것은 아니다.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거나, 수동적인 시간이 많았다.
그렇게 살지 않기 위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기록하기 위해서.
과거는 이미 지나갔다. 아무리 노력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되어버렸다.
과거는 추억으로 남기고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 나는 누자베스의 곡을 들으며 블로그에 기록하고 있다.
내 마음은 평온하다.
내일은 애인과 데이트하기로 했다.
내 마음이 춤을 춘다.
지금은 천천히 나와 대화하며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찾아가려고 한다.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며, 작은 변화들을 기록해볼 생각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내가 나와 대화하며 만든 길이, 그 어떤 지도보다도 내게 의미 있을 거라는 것.
평온한 지금 이 순간이, 앞으로의 삶을 위한 작은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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