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초심자로 시작하는 개발일지-00

 

안녕하세요 후니입니다.

 

요즘 직업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며 다른 직무로 변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IT 바운더리 안에서 육체적인 근무가 적고 시간대가 고통스럽지 않은 업이 무엇이 있을까 하니

개발자 밖에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개발자로 돌아서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저는 대학을 컴퓨터공학과로 졸업 했습니다. 남들 하듯이 3학년 종강 이후부터 공부해서 응시 자격이 주어지는 4학년에 정보처리기사를 취득했습니다. 막상 정처기 취득하고 나니 생각지도 않고 있던 취업이라는 큰 파도가 눈 앞에 닥친 기분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저도 개발자로 취업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분야를 찾지 못하겠더라구요..

웹, 앱, ML, 영상처리 등등 이것저것 다뤄보기는 했지만 심도있게 공부하지도 않았고 무엇 하나가 딱 마음에 닿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학시절 코딩을 하며 받았던 스트레스를 생각하니 내가 개발자를 하게 된다면 금방 지쳐서 그만두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다른 직업을 고민했습니다. 과가 컴공이여서 비교적 넓은 범위를 선택(?) 할 수 있었습니다.  IT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직업을 찾던 저는 네트워크에 흥미가 생겨 네트워크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네트워크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바로 당연하게 생각하던 인터넷이 실제로는 유선으로 해저케이블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나서부터 였습니다. 이후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취업을 하기 위해 국비 교육을 수강하고 무사히 취업했습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취업하고 여기저기 다니며 일한지 어느덧 1년 정도 되어갑니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생각해보면 서비스를 제공한다기 보다 제공된 이후의 뒤처리 같은 느낌을 받았었고 받고 있습니다. 트워크는 특성 상 안정성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오래되고 검증된 기술들을 주로 사용합니다(Lagecy). 그렇기에 신규 구축이 들어간다고 해도 항상 같은 일들을 반복하게 됩니다. 관리를 위한 파일, 담당자가 요구하는 쓸모 없는 파일은 덤입니다. 또한 사용자들의 불편함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근무시간 또한 새벽이나 늦은 밤이 많습니다. 1년이라면 앞으로 일할 년도에 비하면 굉장히 짧은 시간이겠지만 앞으로의 큰 그림은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의 사수, 상사가 내 미래의 모습일 것이고 그들이 하는 일이 내가 미래에 하게 될 일들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겠죠..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다시금 초심자의 마음으로 개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를 그만두자고 마음먹게 된 몇가지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1.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 전반적인 인식이 아니라 아마 인터넷이 되는 국가들은 대부분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터넷이 잘 되는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장애가 발생하게 되면 더욱 크게 다가오게 됩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안되는것을 되게 하면 다들 존경심을 가지거나 축하해주지만 되던것이 안되면 되게 만들어야하는, 담당자를 탓하는 느낌이랄까요..?

 

2.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못하다

 

네트워크는 중요합니다. 요즘 시대에 네트워크 인프라가 없는 기업은 그냥 없다고 보면 되겠죠. 그렇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될텐데 일반 기업, 물류 기업(쇼핑몰, 창고), 금융권, 국방, 공항 등등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죠.. 

위에서도 말한것 처럼 일반 사용자들이 네트워크를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적거나 없는 시간대에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일반 기업이라면 퇴근시간 이후, 물류센터라면 레일이 멈출 때 (근무자들 쉬는시간) ..등등

근무 시간대가 일정하지 못합니다. 야근도 잦아 개인적인 시간은 정말 적습니다. 운동을 하려고 해도 규칙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서 운동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들 알면서 시작하겠지만. 몸이 굉장히 안좋아집니다. 허약하거나 체력이 약하지는 않았는데 갈수록 몸도 나빠지고 자다가 중간중간 잠에서 깨기도 합니다.

 

3. 포괄임금제와 부바부

 

대부분의 기업들은 포괄임금제를 선호합니다 (Salary). 어느정도 야근을 시켜도 뭐 포괄이니까~ 로 퉁칠 수 있거든요.

근데 포괄임금제로 남들보다 높은 연봉을 준다... 뭐 말을 좋습니다. 많이 주는 것 같으니까. 그런데 근무 시간을 최저 시급으로 계산한 뒤에 실제 일하는 시간 (새벽, 야근)을 주휴수당, 야근 수당을 쳐서 계산해보시면 답 나오실 겁니다. 주 52시간도 지켜지는게 오히려 적구요. 그리고 부서별로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일반적인 네트워크 회사라면 팀별로 담당하는 회사가 나누어집니다. 어느팀은 공항, 어느팀은 마켓 컬리, 어느팀은 국방부... 등등 그렇기 때문에 근무 형태가 팀별로 다릅니다. 어느 팀은 항상 야근하고 새벽근무 하는데 어느 팀은 항상 칼퇴근, 가끔 야근. 이런 식으로요. 이 팀별 업무 간극이 적으면 뭐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지 않은 간극에 인센티브 차이도 별로 없고 포괄임금제...? 네... 이게 대부분 네트워크 회사의 모습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위의 이유들 말고도 더 있지만 저는 세가지 이유가 가장 커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서 성장하는 것을 접기로 마음먹고 

개발자로 노선변경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최초에 빅데이터 관련 직무에 관심이 생겨 해당 분야로의 직무를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길이 좁았습니다. 빅데이터라는 분야가 시작된지 그리 오래지 않았고, 그렇기에 아직 세분화 되지 않았습니다. 즉 큰 틀에서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분석가를 뽑고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여러 일을 하게 됩니다. 

이 말은 지방대 학사와 카이스트 박사가 같은 경쟁 선상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죠.. 그렇기에 대부분 석사 이상의 학위가 없다면 중견/대기업에서 채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백엔드 엔지니어에 초점을 맞추고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지금의 마음이 무뎌지지 않도록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현실에 안주하여 안정이라는 늪에 빠지지 않도록,